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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고 씁쓸 소식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19일 딸을 살해한 엄마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렸습니다. 해당 어머니는 38년간 뇌병변 딸을 지극 정성으로 돌봐왔었는데요. 딸은 난치성 뇌전증에 좌측 편마비와 더불어 지적장애까지 앓고 있는 뇌 병변 1급 중증 장애인이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평생을 누워서 살다시피 보내야 하며 대소변을 혼자 해결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자세를 스스로 바꾸지 못해 욕창 또한 자주 생길 수 있어 간병인의 극진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한데요.

 

딸 살해한 엄마
딸 살해한 엄마

 

이런 딸을 어머니는 무려 38년간 극진히 돌봐왔습니다. 하지만 딸에게는 대장암 3기 판정이 내려졌고 항암치료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딸을 돌보는 경제적 어려움에 더불어 혈소판마저 줄어 점점 몸에 멍이 들어가는 딸을 보며 희망을 놓은 듯합니다. 2022년 5월 23일 오후 4시 30분경 어머니는 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질식시켜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어머니 또한 딸을 살해 후 수면제를 복용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지만 집을 방문한 아들이 일찍 발견하여 병원으로 빠르게 옮겨졌고 양이 부족해 미수에 그쳤습니다.

 

검찰은 어머니에게 구속영장을 즉시 발부하였으나 어머니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어 구속 수사 필요성을 인정하긴 어렵다며 영장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검찰 측은 아무리 어머니라도 딸의 생명권을 정할 수 없으며 살인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8일 법적 중형인 12년형을 구형했습니다.

 

법정에서 어머니는 그때 당시 도저히 버틸 힘이 없었고 자신이 죽으면 아무도 딸을 돌볼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또 병세가 악화되어 가는 딸을 보며 그만 여기서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어머니의 아들은 누나도 불쌍하고 어머니도 너무 불쌍하다. 자신과 아내가 이때까지 고생한 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망가진 몸을 치료해주고 싶다면서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어머니가 여태껏 뇌병변 딸을 돌보면서 감히 헤아리기 어려운 많은 노력이 뒤따랐을 것이라면서 원래 살인죄는 중형을 선고하는 것이 맞지만 해당 사건은 비단 개인의 잘못이 아닌 장애인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국가의 문제도 거론하였습니다. 또한 피의자인 어머니는 앞으로 남은 삶 속에서 계속 무거운 죄책감을 안고 갈 것이라는 점을 더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습니다.

 

명백이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로부터 외면받아 아픈 딸을 홀로 오랜 시간 돌봐온 어머니가 결국 돌파구가 없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림자 아래 있는 이들에게 보다 더 따듯한 관심을 가져주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어머님도 무거운 마음 내려놓고 남은 생 행복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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